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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속의 산신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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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국사 작성일19-10-19 10:00 조회3,2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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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속의 산신신앙

1. 산신각과 산령각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토속 신앙이 불교와 접합하여 점차 불교에 흡수되면서 절의 법당에까지 봉안되어 신앙을 받고 있는 대상이 된 것으로 '산신(), 독성(), 칠성(), 용왕()' 등이 있다. 그 중 특히 발달하여 폭넓게 드러나는 것이 산신 신앙이다. 사찰의 산신각은 고유 신앙의 수용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민간의 신앙이 두터운 칠성()도 함께 모셔졌다. 명칭은 산신각, 칠성각(), 삼성각() 등 일정하지 않다. 현재 불교에서는 산신을 가람수호신과 산 속 생활의 평온을 지켜주는 외호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대부분의 사찰에는 산신각이 있으며, 자식과 재물을 기원하는 산신기도가 많이 행해지고 있다. 산신각은 불교 밖에서 유입된 신을 모시는 건물이기 때문에 전(殿)이라 하지 않고 반드시 각()이라고 한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인 지형 조건 때문에 우리의 조상들은 아득한 옛적부터 산악, 산신에 관한 숭배가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태초의 산들은 그 돌올() 유장()한 모습이 우선 우러러 보는 이를 압도하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기에 통로가 없어, 또는 맹수의 출몰 때문에 가까이 범접하기가 어려워 신성시될 수 있었고, 철이 늦도록 머리에 흰 눈을 이고 광채를 발하면서 또 그 위로 솟아 오른 태양이 광명을 비롯하므로 신령스러운, 신이 머물고 있는 존재로 인식되기에 적합하였다. 그러므로 우리의 고대 신화는 하늘 임금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단군()이 내려와 나라를 처음 연 것으로 말하였는데, 태백산의 '백()', 신단수, 단군의 '단(, 밝달)'은 높은 산 정상에서 연원하는 맑고 밝음과 관련을 맺고 있고, 국호이던 '조선(), 숙신(), 예맥()' 등에 나타나는 '선(), 숙(), 맥()' 등도 그러한 맑고 밝음과 인연이 닿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예나 다름없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주거 가까운 산을 신격인 당산()으로 삼아 제사를 받드는 등의 민간 신앙이 이어지고 있으며, 동리마다 산신당이 모셔지며, 유가()의 치상이나 묘제에서는 조상 유택을 호위해 줄 산신을 위한 제사를 어김없이 받들고 있다.
이 '산신'은 원래 불교와는 관계가 없는 민족 고유의 토속신이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일찍부터 어느 민족에게서나 보편적으로 이어졌을 법한 토속 신앙이 곧 '산신' 신앙이었던 터라, 그 '산신'은 금방 불교에 접목되어 나타났다. 곧 불교가 재래의 신앙을 수용하면서 호법신중()의 하나로 삼아 불도와 사찰을 호위하는 역할의 일부를 '산신'에게 맡기게 되었는데, 화엄신중() 속에 '산신'이 이미 들어있고, 사찰의 신중탱화() 속에도 '산신' 그림이 흔하게 나타나는 것 등이 모두 그 증거가 된다. 20세기 초반 안진호 스님이 전통적인 불교 의례를 총정리하여 펴낸 책인『석문의범()』에서 산신을 청하는 산신청() '가영()' 부분에서는 산신은 "옛날 옛적 영취산에서 부처님의 부촉을 받으시고, 강산을 위진하며 중생을 제도하고 푸른하늘 청산에 사시며, 구름을 타고 학처럼 걸림 없이 날아다니시는 분(   )” 이라고 찬탄하고 있는 것으로도 이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신'을 그리 대접하지 않을 수 없었던 필연은 살펴보면 우선 우리나라의 사찰은 그 대부분이 산지가람()인지라 실화나 산불 기타의 재해를 입기 쉬웠고, '불, 승, 보살, 대중'이 왕래하는 길에 맹수의 피해가 적잖이 있었을 것임을 생각할 때, 그러한 재앙을 막아 주는, 당지()와 인연 있는 '신중()을 특별히 설정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민간에서 '산신령'으로 터부(Taboo)의 대상이 되는 호랑이는 당연히 불교의 '산신'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 '산신'이 불교와 일찍이 접합되었음을 이미 고사서에서 보게 되는데, 안흥사()의 비구니 지혜()가 경주 서쪽 선도산()의 여자 산신격이었던 선도성모()에게 도움을 얻어 불전을 수리하였다는 이야기와 심지왕사()는 팔공산() 산신에게 계()를 주고 그 대가로 산신으로부터 동화사() 지을 절터를 안내 받았다는 삼국유사 등의 기록을 참고할 수 있다. 그래서 흔하지는 않으나 절 이름을 아예 재해로부터 자유롭고자 하여 소재사()라 한 예를 경북 달성군의 비슬산()에서 볼 수 있고, 신중들을 주로 모시고자 한 절 이름으로 신중사()와 신중암()이라 한 것도 있었다.
지금 절 가운데서 산신을 모시는 당우의 이름이 산신각() 혹은 산령각()인데, 그 산신은 가람의 수호신으로 요마를 물리치고 산중 생활을 안온토록 호위하는 신중으로 받들어지고 있으나 혹은 부녀자들에게서 복록이 많아지고 가족이 무병장수하기를 비는 이른바 소재강복()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양산 통도사 '산령각' 주련에는 “지위가 산천을 위압하여 부처님 호위하니 그 영험 넓고 커서 태산의 신령일세( )”라고 쓰여 있다.

2. 산신도

'산신각' 안에는 드물게 호랑이를 타거나 호랑이에 기대앉은 '산신상'을 봉안하기도 하나 대개는 그러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낸 탱화를 봉안한다. 산신각은 사찰 내에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산신은 지역수호신으로서 산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역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졌다. 산신은 일반적으로 신성한 노인으로 그려지는데, 산신신앙이 신선사상과도 관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신상이나 탱화를 보면 산신이 남자인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여자인 경우도 있어 전통적으로 여성 산신이 관장하는 것으로 믿는 산들인 지리산, 계룡산, 속리산 등의 절에는 노파의 모습을 한 여산신탱화나 소상()을 드물게나마 만날 수 있다. 이 여성 산신은 트레머리를 댕기를 둘렀으며 치마저고리를 입은 인자한 모습으로 호랑이를 타거나 기대어 있고, 손에는 불로초를 들고 있다. 남자인 산신의 탱화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그 첫째의 도교적 산신 탱화는 대머리에 백발 수염을 늘어뜨린 채 긴 눈썹인 신선의 모습이며, 손에는 하얀 깃털 부채나 파초선, 불로초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산신 그림의 배경에는 신선 세계의 산이라 하는 봉래산(), 영주산(), 방장산() 등 삼신산()을 상징적으로 묘사하였다.
또 하나는 유교적 산신 탱화인데, 머리에 복건(), 유건(), 정자관() 등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있는 신령스러운 노인으로 묘사되며, 노인 신선의 주위에는 책거리나 대나무, 차를 달이는 도구 등이 배경 그림으로 나타난다.
마지막 한 가지는 불교적 산신 탱화로 삭발한 스님의 모습이며 손에는 『법화경()』등 불경이나 단주를 들고 있는 경우가 흔하며, 옷은 대개 적록색에 금박이나 노란 색깔로 그린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 변형된 가사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들 탱화에는 산신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여 나타나는 그림이 호랑이인데, 백호(), 흑호(), 갈범, 표범, 줄범 등이 흔하고, 때로는 산신이 탈 수레를 끄는 호랑이로 묘사되는 등 다양하며, 또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백수()의 왕으로 산신령 그 자체이거나 혹은 신령의 인도자로 일컬어지는 그 영험스러운 호랑이가 항상 무섭고 위엄 있는 모습이 아니라 어쩌면 조금은 장난스럽고 애교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나 아주 친밀감을 주는 것이 특이하다. 산신도 속에 함께 많이 그려지는 호랑이는 맹수로서의 본성과는 달리 해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 큰 특징이다. 영수, 또는 신수로도 불리는 호랑이는 산신령의 사자로 상징되나, 호랑이 자체를 산신, 산군으로 불러 신성시하기도 한다. 산신령의 사자답게 위엄이 있는 호랑이도 있는데, 평온한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것이 산신 탱화에 나오는 호랑이 모습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때에 따라 산신령의 동자가 호랑이에게 감로수 먹이는 장면이나 좌우에 쌍호랑이가 있기도 한다. 특이한 것은 계룡산, 속리산 부근에서 나온 그림으로 여자 산신이나 부부 산신이 모셔진 경우도 있다. 무당 산신도에서는 산신령이 호랑이를 타고 있거나 호랑이만을 그려 산신령으로 모시는 경우가 많다. 마치 호랑이가 소나 말처럼 산신령을 태우고 다니는 동물로 보이며, 나무 조각으로 된 산신당 호랑이도 마치 말의 형상같이 보인다.
호랑이 외에도 그림 속에는 꽃이나 차, 천도()의 상징일 것으로 보이는 과일 등을 산신에게 공양하는 동자가 함께 나타나는 것을 흔하게 보게 된다.
산신도가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산신’주변에 늘 소나무가 그려지는데, 분위기가 유사한 독성도()에 소나무가 등장하지 않는 것과 비교된다. 독성은 불도()를 스스로 깨우쳐 높은 경지에 도달한 도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찰의 독성각에 단독으로 모셔지거나 삼성각()에 산신도와 함께 봉안되기도 한다.
독성도를 보면 독성이 깊고 그윽한 산골짜기를 배경으로 혼자 앉아 있다. 분위기는 산신도와 비슷하지만, 소나무가 없다. 이것은 산신도의 소나무가 특별한 의미 상징물로 그려진 것임을 알려준다. 산신도의 소나무는 우주목의 성격을 지닌 신수다. 네팔에서는 9월에 인드라 축제라는 것이 있다. 첫날에 카트만두 ‘다르바르’ 광장에 큰 소나무 기둥을 세우는데 소나무를 세우는 의미는 축제의 시작을 뜻한다. 이 소나무 기둥을 ‘인드라 도즈’라고 부르며, 축제 기간(1주일)동안 소나무 기둥을 카트만두 광장에 세워 둔다. 네팔인들은 소나무에 신령함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러한 사고는 산신도에 등장하는 소나무와 뜻을 같이하는 것이다.
현존하는 산신도의 화기를 분석해 보면 대부분 화승()들이 주도적으로 제작에 참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산신은 우리 민족 정서에 누누이 이어져 내려온 민족 신앙이며, 스님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그릴 수 있는 신앙의 대상이었기에 화승에 의한 제작이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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